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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9일, 발표를 기다리다 애가 타서 큰 딸애와 다대포를 다녀왔다. 머리를 손질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예정 보다 하루 먼저
인터넷으로 서울대학교 수시모집 최종발표가 떴다. “불합격”, 눈을 의심하고 싶었다. 가장 치열했던 19 : 1의 최초 경쟁률을 넘어 2 : 1로
압축된 최종전형이고 딸아이는 고등학교 내내 서울대학교 인문2계열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했으니, 결과 앞에서 바로 울음을 터트릴 만
했다. 아무런 말도 해 주기가 어려웠고 나도 한동안 밤잠을 자지 못하고 앓았다.
정시모집, 가군에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중에 선택해야 하고 학과도 다시 생각해야 했다. 상경이나 어문계열에 별 관심이 없다니...
딸아이가 가고 싶다는 의견을 내세운 학과는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였다. 나로서는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학과이니 생소했지만 딸아이
의 선호가 중요하다는 생각과 인터넷으로 확인한 학과 커리큘럼으로는 익히 알고 있는 기존의 학과보다 더 나을 수 있겠다는 판단도 들
어 그러자고 했다. 서울대와 연고대의 전형방법이 달라, 연고대는 탐구영역을 2과목만 반영하고 그나마 거의 변별력을 없애 언수외를
중시하는데 딸아이가 실수한 수학 한 문제가 끝내 마음에 걸렸다. 나군에선 서울대 정시 응시여부가 관건이었는데 논술도 싫고 서울대
는 응시 않겠다는 고집에 차선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동의대학교 한의예과. 나나 아내 역시 문과 출신이고 전문직에 대한 사회적 선호
를 부럽게 지켜보고 살았으니 욕심이 났고 탐구영역을 3과목 반영하는 서울대형 전형이라 자신도 내심 있었다.
이제까지 입시관련으로 전문가연 했고 수없이 많은 수험생들의 대입을 지도해 왔지만 상황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이래서 의사들도 자
신의 가족 수술은 다른 사람에게 미룬다는 거였구나하고 실감했다. 합격여부 예측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었더니 다들 웃었다. 왜 묻
느냐고... 알아서 지원하시라고... 타들어 가는 남의 속도 모르고. 끝까지 노심초사하다 생각대로 지원했다.
2011년 12월 30일, 연세대학교 우선선발 합격자 발표가 났다. ‘일반전형대상자’라고 뜬 글씨를 보고는 당황했다. 총 선발인원 8명, 우
선선발 6명에 일반선발 2명인데 하향지원의 여파로 우선선발에서 밀린 거였다. 연세대 합격에 대한 자신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런 식
이라면 한의예과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 1월 한 달을 아이처럼 맘을 못 잡고 붕 떠서 지났다. 딸아이도 무척 자존심이 상한 눈치였으나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는 품이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2012년 1월 20일 오후 2시, 동의대학교 한의예과 최초합격... 이어서 1월 27일 12시 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과 최초합격.
이제 전혀 다른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사람들마다 생각들이 다르고 나 역시도 맘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 결론은 대학생활을 중시하고
넓게 본다면 연세대학교이고 졸업 후 안정을 따진다면 한의예과란 것인데... 지난 며칠 계속 같은 생각으로 고심하고 있다. 그래도 행복한
고민.
희원아! 고생했다. 그리고 이제 정말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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