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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poésie

으스름 더보기
稚氣 원래 그랬던 것처럼 한 치의 간극도 없이 꿋꿋하자던 稚氣... 더보기
저물녘 저물녘은 아름다워서 슬픈 건가 슬퍼서 아름다운 건가... 더보기
Alone 알 수 없는 일, 세월도 인연도 일도 사진도. 차로 달리다가 눈에 든 풍경. 설명할 수 없는, 들뜬 감정으로 길턱에 올라 석축에 몸을 기대고 어설프게 담은 사진이다.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꺾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휘어진 흙길. 전신주와 전깃줄을 미련처럼 이어 놓고 그 길을 돌아가면 남루한 존재같은 건물이 한 채. 노쇠한 육신은 저 짧은 길조차 버거웠을까 굽이마다 놓인 의자에서 한숨을 쉬었으리. 알 수 없는 일, 수더분한 사진 한 장을 놓고 삶을 더듬고 있다. 더보기
純情 20. 07 iid 35 summaron 3.5 tx R09 9000ED 30년이 훌쩍 지났다. 내 나이 20대 중반, 한 여학생이 어머니께 물어가며 한 손 한 손 떠서 선물한 스웨터다. 사연도 바래고 마음도 낡고 스웨터 속 육신도 형편없이 노쇠해버렸는데 옷은 그대로 늠름하니 옷 앞에 사람 꼴이 말이 아니다. 요새 옷 보다 많이 두껍고 무겁다, 살아 온 시간의 무게처럼. 그래서 자주 입진 않는다. 사시사철 사무실 옷걸이에 걸어 놓고 기온이 내려가 스산한 날, 마음이 많이 쓸쓸한 날 어깨에 두르고 앉아 스스로를 돌아보기 딱 맞는 옷. 앞으로 30년쯤 더 할 수 있으려나! (예상과 맞으실지 알 수 없으나 그 여학생은 지금 집사람이다.^^) 반전, 그 전에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스웨터깨나 받았는데 아마 본가 장.. 더보기
Puss in shoes^^ 장화 신은 고양이 꼴도 못 되면서 20년을 이 친구와 지나왔다. 재주가 없어 속임수도 쓰지 못했고 그래서 주인을 부자로 만들어 주지도 못했다. 내 삶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그마저도 혼란스러운 나이에 한동안 신장 안에 덩그러이 놓여있던 이 친구를 수선하고 닦아서 발을 집어넣었다. 한때는 질곡이라 여겼던 시간들도 느껍다. 20. 07 M10 50 1.0 더보기
산다는 것... 산다는 것... 스산하고 황량한 것. 굳어야할 의지는 헐렁하게 풀어 헤쳐지고드나드는 일상은 누더기처럼 기워진 것,취미는 기억 속에 낡아 한 구석, 먼지 속에 버려지고솟아야할 사랑은 가느다란 관 속에 얼어 붙어 버린,남들을 속이던 가식만이 단정하게 걸려 있는 것. 산다는 것... 스산하고 황량한 것. 가족들을 위한 저녁거리처럼 빨랫줄에 걸린,달랑거리는 몇 마리의 정 같은 것. 더보기
어느 늙은 풀의 독백 너를 붙들 힘이 더 이상 없다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삶의 순간 꼿꼿이 서서 너와 맞설 힘은 이제 정말 없다 쇠락한 육신으로 한밤을 견뎌 낸 목숨의 흔적. 바람이여 그리고 시간이여, 눈물겨워라 햇살 아래 간절하게 다시 한 번 일어서고 싶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