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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a ii

난... 2월의 1일. 깜깜한 길을 나섰다. 부산 - 대구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안개가 자욱했다. 문경새재, 수백 년 득의와 좌절이 켜켜이 쌓여 있을 고개를 지날 적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느꺼운데 오늘은 안개까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늘 그러는 것처럼 하동관으로 직행, 곰탕 한 그릇. 포천에서 일 보고 송추 IC를 지난다. 어릴 적 와 보았던 것 같은 기억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내 나이 쯤 되면 기억에 슬슬 자신이 없어진다. 도봉구, 노원구를 거쳐 꽉 막힌 청담대교를 뚫고 용인에서 자다. 용인에서 한 나절 일 보고 양수리에 들렀다가 귀갓길, 올 때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가는 길, 늘 그렇지만 가는 길은 어째 스산하고 게다가 시간조차도 훌쩍 건너뛰어 가는 듯한데 .. 더보기
해오라비 한 열흘 몹시 추웠다. 자전거도 못 타고, 그저 웅크린 채 옮긴 사무실과 집만 왔다갔다. 몸을 웅크리면 마음도 연동되는 것일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서서히 굳어 간다는 느낌이 들만치. 모처럼 따사했던 토요일 오후 달맞이고개 해오라비를 찾았다. 드립커피가 좋아 1년 전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은 들렀던 곳, 술 마시고 새벽에도 가서 앉아 있기도 했었는데... 사람도 변하고 커피 맛도 변하고, 아니 내 입맛이 달라진 것일지도. 오래된 니콘카메라와 손에 익은 가죽가방처럼 햇살을 받고 앉았었다. 그대로 좋았다. 시간이 가는대로 당분간 같이 흔들리며 살아가기로... 2010. 1. 16. 토 맑음 사진 OmniaI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