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수능... 11월 7일 아침 일찍 일어나 여장을 차리고 차를 몰고 나섰다. 고됐지만, 감사했던 지난 1년, 가르쳤던 아이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난 떠났다. 벌교, 조정래 문학관! 태백산맥의 감흥은 참 여전하다, 시간이 흘러도 벌교 시내를 다니노라면 여기저기
서 염상구가, 김범우가... 나타날 것 같고... 저기 골목 귀퉁이를 돌아서면 소화의 다소곳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처럼 설렌다.
전남 벌교 2013. 11. 07 현부자집 뜰
목포는 항구다. 부산도 항구지만 목포는 분명 다른항구다. 늘 가보고 싶던 곳... 수망이었다. 먹거리로도.. 감상으로도... 목포시내 곳곳을
싸돌아 다니다 영란횟집인가에서 철 지난 민어회를 먹었다. 부드러운 느낌과 쫀득한 뒷느낌이 일반 선어회와도 분명 다르긴 하다. 내친 김
에 민어전과 맑은 탕까지... 이런게 전이구나 했다. 냉동 대구전에 익숙한 입에 선연한 느낌을 남기는... 유달산에 올랐다. 목포시내를 위에
서 보고 싶었다. 가수 이난영의 노래에서 감기던 느낌과 김대중 선생의 체취가 그리웠던 모양이다.
전남 목포 2013. 11. 07 유달산에 서
시간을 아끼자 싶어 해질녘 김제 만경벌을 보고싶다던 욕심을 버리고 군산으로 차를 몰았다. 눈썹달이 외로운 가을 하늘 아래 김제 만경벌
은 끝없이 가로 누워 잠이 깊었다... 내 자동차 불빛에 가끔 뒤척이는 듯 보였을 뿐. 군산 호수 공원을 돌아 모텔에서 이른 새벽 잠들다.
2013. 11. 08 전북 군산 히로쓰 가 옥
군산은 또 다른 의미로 딱 내 취향이었다. 오래된 골목, 낡은 집들, 과거의 번성이 남긴 서글픈 자국 같은 영락한 집들이 마음 곳곳에
들어와 자리 잡았다. 반드시 다시 오리라... 마음 먹었다. 이성당 팥빵을 먹으러 아침에 달려 갔더니 12시에 나온단다. 다른 빵을 몇
개 샀으나 평범이하... 직원들의 불친절은 아주 인상 깊었다.
2013. 11. 09 충주호반
군산에서 서울로 달려 딸 아이에게 "형제 갈비"에서 고기를 사 먹였다. 친구 형기가 늘 가보라던 곳, 지난 번엔 따님께서 주취로 못 나오시고^^ 아내와 둘이 먹었으나
이번엔 성공. 시골 영감이 노랑돈 모아 서울서 유학하는 딸에게 고기 사 먹이는 영락없는 모습이었으나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하나... 스타일 따지고 말 문제가 아니지.
인사동에서 가방하나 사주고... 아쉬운 작별, - 헤어질 때마다 눈물이 나려 해서 아주 고약하다, 애비가 찔찔 울 수도 없고 - 제천으로 내려갔다. 단풍 막바지, 제천
호텔엔 방이 없었다... 욕실 문도 안 닫기는 모텔 방에서 숙면, 아침에 창 밖을 보니 바로 호숫가... 풍광은 좋았다. 마지막 코스로 안동 병산서원! 달린다. 비!
2013. 11. 09 병산서원
고속도로서 만난 비가 병산서원까지 따라 왔다. 비가 와서 더 좋았다. 우연이 자욱한 낙동강변, 젖은 서원의 지붕들까지... 빗소리가 좋아서 한참을 처마밑에 있
였다.(아줌마, 아저씨 무리가 와서 되게 떠든다.참 무식하다... 무식하다) 어둠이 깔린 서원을 나와서 비오는 고속도로... 그리고 집! 편안하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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