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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인문학

사진적 행위(1)

사진적 행위   필립 뒤봐 / 이경률(1)

 

사진적 행위

 

필립 뒤봐 지음 / 이 경률 역

 

 

 

서론 사진 그 자체의 행위

 

사진은 하나의 이미지(기술과 행위의 생산물, 실행과 솜씨의 결과물, 종이 위의 형상)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진정한 도상적인 행위이다.

 

* 도상 icon : (). 그리스어 '에이콘'(eicon)에서 유래한 용어로 '유사물'이란 뜻. 영화에서는 어떤 영화의 속성을 강화하는 요소로서 작용하는 시각적 모티브를 말한다. 개별 영화의 차원을 넘어 유사한 속성의 모든 영화에 지속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를 가리킨다.

 

<생각해 볼 문제> 예술 작품에 던질 수 있는 세 가지 질문

1. 무엇이 재현되는가 2. 어떻게 생산되는가? 3. 어떻게 지각되는가?

 

사진의 사실주의 담론에 대한 간략한 역사 회고 절대 닮음에서 인덱스까지

실재의 거울로서의 사진

(모방의 담론)

실재의 변형으로서의 사진

(코드와 해체의 담론)

실재의 자국으로서의 사진

(인덱스와 지시의 담론)

* 사진은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실재의 모사.

 

- 부정적 비판 : ‘사진은 우리가 원하는 모든 정확성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그것을 믿는 미친 사람들!) 예술, 그것은 사진이다.’

 

사진은 결국 물질적이고 절대적인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이때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비서나 공증인의 역할을 한다. -중략그러나 사진이 상상의 영역과 감각 밖의 영역, 그리고 인간이 영혼을 부여하는 모든 것을 침범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보들레르

 

- 긍정적 수용 : ‘왜 화가는 아직까지도 사진기의 렌즈로 아주 정밀하게 찍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주제로 삼고 있는가? 그것은 부조리 아닌가? 사진은 그림을 해방시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에 이르렀다. 여하간 오늘날 그림에서 주체의 어떤 측면은 사진 영역에 속한다피카소

 

* 사진은 이미지 그 자체, 주체의 부재에 의해 나타난다.

* 사진은 모든 관점(기술, 문화, 사회, 미학 등)에서 코드화되는 탁월한 매체

 

코드 : 암호, 기호, 약호

 

1. 기술적 관점 : 사진은 삼차원의 대상을 이차원의 이미지로 축소시키고, 또 한편으로 색이 갖는 모든 다양한 측면을 흑백의 대조로 축소시킨다, 결국 사진은 후각적이거나 촉각적인 다른 모든 감각을 배제하면서 시공간의 정확한 한 점을 떼어 내 순수하게 시각화시킨다.

 

2. 이데올로기적 관점 : ‘세심하게 수차들이 교정되고 결점들이 수정된 렌즈 그 자체는 더 이상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렌즈가 아니다. 이러한 렌즈는 그 구조와 렌즈가 포착하는 질서 정연한 세상 이미지를통해 아주 친숙한 공간 구성 체제에 부합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아주 오래된 케케묵은 구성 체제일 뿐이다.’ 위베르 다미쉬

 

수차收差 : 한 점에서 나온 빛이 렌즈나 거울에 의해서 상을 만들 때, 광선이 완전히 한 점에 모이지 않아 상이 흐려지거나 비뚤어지거나 굽는 현상.

 

사진에서 객관성과 진실성의 모델을 본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인 재현이 분명히 이전에 형성된 개념들의 위장된 정당성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사실상 사진은 언제나 임의로 선택되어 그대로 묘사된 결과만으로 이해되는 실재의 한 측면을 포착한다. 대상의 모든 성질 가운데, 오직 하나의 관점에서, 한 순간에 포착된 시각적인 성질만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성질은 균등하게 축소되고, 평면으로 투사되며, 흑백으로 전사된다.’ 피에르 부르디외

 

* 사진은 언어와 같이 관습적인 문제이며 실재의 해석과 분석을 위한 도구이다.

 

3. 인류학적 관점 : 사진 메시지의 의미는 결국 문화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 사진의 의미는 모든 수신자에게 자명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메시지 수신에서 읽기 코드에 관한 학습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신호와 지시 대상 사이의 물리적 인접성에 의한 재현. 결국 이미지는 지시 대상에 의해서만 이해되는 어떤실재의 자국이다.

 

자국 : A trace : 흔적 : Index

 

자국의 원리는 한 순간을 표시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감광면 위에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입하는 순간을 중심으로 전후 양편에는 문화적으로 코드화된 제스처들이 있다. -중략- 노출의 유일한 순간 동안, 그 순간에, 바로 유일한 그 순간에 인간은 그 무엇도 중재할 수 없으며, 사진의 본질적인 특성을 바꾸려는 그 어떠한 것도 혀용되지 않는다. 또한 그 순간에는 틈새, 코드들의 망각된 순간, 거의 순수한 인덱스가 있다.

 

물리적 연결, 지표적인 이미지가 하나의 결정적인 지시 대상만을 가지며, 바로 이 지시 대상 자체가 이미지를 야기시키고 물리 화학적으로 형성되는 사진 이미지의 유래가 된다는 것, 거기서부터 특이성이 생긴다.

 

동시에 하나의 유일한 대상과 역동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그 대상 이외 다른 어떤 것과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사진은 아주 특징적인 지칭성을 갖는다.

 

사진은 언제나 몸짓 끝에 있다. 여기봐, 사진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롤랑 바르트) 사진은 이러한 손가락이라는 의미에서 볼 때도 역시 인덱스이다. 이와 같은 원리를 근거로 해서 사진은 실재의 존재를 증거로서 증명하는(그러나 의미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하게 된다.

 

* 결국 사진은 근본적으로 의미론과는 정반대로 활용적인 차원을 갖는다는 것. 이러한 논리에서 사진은 엄밀히 말하자면 거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의미는 사진 외부에 있으며, 근본적으로 대상과 진술 상황과의 실질적인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 미국의 기호학자 퍼스(C. S. Peirce, 1839~1914)의 세 종류의 기호 이론.

 

. 도상은 기호와 뜻의 관계가 형태적 유사성에 바탕한 것이어서 특별히 배우지 않더라도 누구나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지도나 도형, 그림으로 된 교통 표지판 같은 것이 그것이다. 윈도우 시대가 열린 이후로 PC 화면에 생겨난 수많은 아이콘들이 도상의 대표적인 예다.

 

. 지표는 기호와 뜻이 인과적 관계를 지닌 것이어서 산 너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거기에 불이 있음을,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문밖에 누군가 와 있음을 뜻한다. 일인당 국민소득과 소비자 물가지수 등은 국가 경제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경제 지표다.

 

. 상징의 대표적 예는 언어다. 여기에서 기호와 뜻의 관계에는 어떤 유사성도 인과성도 없다. ‘나무라는 한국어의 발음은 그것이 지칭하는 진짜 나무들과 비슷하지도 않고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더욱이 그 둘 사이의 관계가 필연적인 것도 아니다. 그저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이 나무라는 소리로 나무를 지칭해왔을 뿐이다. 물론 그 발음 자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다른 어떤 필연성 없이, 사람들의 반복적 사용에 의해 기호와 뜻의 관계가 맺어진 것을 상징이라고 한다. 언어의 특성으로 지칭되는 자의성(소리와 뜻 사이의 필연성 없는 관계)과 사회성(동시대의 대다수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 역사성(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되고 변해온 것)은 이런 원리를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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