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클럽 2회 전시회, 최성호 선배님과...
"클럽 전시회 초대의 글"
"한숨쯤 생각하고 가도 늦지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삶 가운데
둘러가는 길에서 만나는 낯익은 일상들의 수수한 모습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찔한 속도감으로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거리에서 찬연한 햇살의 세례를 받는 사람들을, 하루의
노동을 수습하는 모닥불 연기 주위로 둘러 앉은 농부들을, 빗방울이 떨어지는 연못가 소곤거리
는 우산들의 대화를, 노쇠한 할아버지의 골 깊은 주름살 사이로 피어오르는 웃음들을, 긴 그림자
를 남기며 석양속을 내닫는 어린 아이의 경쾌한 몸놀림을, 쓸쓸한 포도위 구구거리는 비둘기떼를
내려다보는 처연한 등허리를, 흐르는 석양을 등지고 새로운 아침을 기다리는 몽상가의 실루엣을,
가난해서 오히려 순수한 어린 소녀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신의 사랑같은 햇빛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천천히 필름을 감고 갑갑한 파인더로 세상을 내다보고는 암백속에서 서툴게 손을 놀리며 설렘으
로 현상탱크를 흔드는, 지금도 필름 한 롤을 걸고서 스스로 뿌듯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사진 그 자체 보다 무심코 지나쳤던 대상들과의 살가운 교감을, 서로간 오래도록 닫혀있
었던 문고리의 먼지를 털고 소박한 소통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바로 라이카클럽입니다.
라이카클럽이 두번째 전시회를 엽니다. 아직은 머뭇거리는 수줍은 손건넴입니다. 화창한 봄날, 따
스한 눈길을 건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2008. 4 박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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