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불기심시自不欺心始 이상을 좇고 다가올 삶에 대해 용감하게도 꿈을 품었던 시절, 은사들의 연구실에서 곁눈질로 흠모하던 한국난들을 무모하게도 키워보리라 작정했었다. “뭐 돌보고 가꾼다 말이고. 난초 지도 생물인데 지가 살려고 노력해야지, 안 그라믄 마 죽는기고.”하시던 선생님의 말뜻도 헤아리지 못하고 물도 아껴서 조금 주고 방치하는 것이 자랑인양 민춘란 50여 분을 연립주택 서향 베란다에 놓았었다. 이십대 후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대부분 고사하였고 한두 분만 질긴 생명을 놓지 않고 있었다.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하고서도 그 화분만은 버리지 못해 가끔씩 돌보면서 너댓 분으로 분주해놓고 건성으로 지내면서 언감생심 다시는 난초를 키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사실, “寫蘭亦當 自不欺心始, 난초를 그린다면 마땅히 자기의 마음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