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III
참 많이도 주절거렸네, 그래 참 물색 모르고도 잘 나불거렸네. 내 일은 아닌 척 쏙 빼놓고, 남의 일들만, 고것도 좋은 일은 그만 두고 꼭 고런 일들만. 알기는 어째 정확히도 알았던가, 제대로 모른다고 까발리지 않 았다면 세상은 참 적막강산이었겠지. 뭣 때문에 그랬던가, 이 유라도 있었던가, 뭐 딱히 그럴 만한 이유도 없었다면 이거 참 피차간에 민망한 셈이구만. 그래 굳이 까닭을 말하자면, 뭐 그 까닭도 변변찮지만서도, 재 미 삼아라도 찧어대던 방아심으로 살았다고 번죽번죽 둘러대면 말이나 될라나 몰라. 그나저나, 그 수다한 말 덩어리들은 연기처럼, 바람처럼 제대로 흩어지긴 흩어진 건가. 오롯이 그 누구의 맘 구석에 여즉토록 고스란히 쌓 여 있는 건 설마,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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