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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of adoration - photographer

Duane Michals 안보이는 세계의 사진적 재현


 

 

[하늘로 가는 할아버지]

어느 날 앓고 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그 영혼이 일어나 작별을 고하더니 하늘로 올라간다.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사후의 세계는 누구도 모른다!



 

  


 빛의 반사라는 물리적 상황을 벗어나 정신적 상황을 대상으로 한다면 사진은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사진은 대상을 관객이 읽을 수 있도록 어떤 지시적인 것 또는 암시적인 역할을 수행할 뿐 주제에 대한 어떤 주관적인 표현이나 분명한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천성적 한계를 갖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사진 매체는 표현 매체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 의식을 완전히 전복시켰다. 무의식 또는 인간의 정신적 현상들을 재현하는데 있어 그 어떤 매체도 따라올 수 없는 탁월한 재현 매체라는 사실을 발견, 사진은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더니즘을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그 출발점에 듀안 마이클스가 있다.


* 일상의 두 형태

보이는 세계

안보이는 세계

인식대상으로서 구체적인 것. 앎 또는 형상(자연적 형태이거나 사랑, 평화, 동정, 인본주의, 상식 등과 같이 즉각적으로 읽혀지는 정신적 현상들)

존재한다는 사실만 감지할 수 있는 비구체적인 그 무엇. 내재적인 모습(꿈, 신의 비구체적인 형상, 인상, 충동, 불현듯 솟아 오르는 레미니센스와 멜랑꼴리, 순간적 도취 등)


 안보이는 세계는 전통적으로 추상과 표현주의 형태로 재현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특별한 재현 방식 이외의 대부분의 재현은 사실상 상황 설정을 통해 전달되는 연극성에 의존해 왔다.


* 연극성

실질적인 무대 위의 행위 뿐 아니라 개념적으로 어떤 무엇을 지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매체가 설정하는 모든 상황적 재구성.

 사진은 오늘날 바로 이러한 상황 설정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탁월한 매체임과 동시에 ‘사진-인덱스’ 혹은 ‘사진적인 것’과 같은 후기 구조주의의 이론적 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모델이다.


* 내재적 형상의 두 가지 재현 방식

전통적 방식

연속적 상황

단 한 장의 사진에 단편적 상황을 드러내는 경우(절대유사analogon → 아우라, 푼크툼punctum,탈코드로 발산) 사진-인덱스 개념

사진은 연속적 상황설정을 위해 동원된 장치, 일종의 연극이다. 상황이 암시하는 것은 의미의 진술이 아니라 감추어진 감각적인 존재의 메시지. 마이클스의 사진 ‘알약 하나를 먹고 후지산을 보다. 1975’

 마이클스는 잠재된 존재의 누설을 위해 시퀀스 방식을 도입하여 의도적으로 관객에게 논리적 상황을 설정하도록 유도한다.


 마이클스 사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진 이미지에 설명, 주석 형태로 텍스트를 첨가하는 행위. 전통적으로 텍스트의 첨가는 사진을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오브제 즉 레디-메이드로 간주하는 개념 미술의 영향. 그러나 마이클스의 사진에 첨가된 텍스트는 어떤 특정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관객의 자유로운 상상적 항해를 유도하기 위한 것.


 

“철학으로 읽어보는 사진예술” 이경률 지음  2005  사진마실  Summ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