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1일. 깜깜한 길을 나섰다. 부산 - 대구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안개가 자욱했다. 문경새재, 수백 년 득의와 좌절이 켜켜이 쌓여 있을 고개를 지날 적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느꺼운데 오늘은 안개까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늘 그러는 것처럼 하동관으로 직행, 곰탕 한 그릇.
포천에서 일 보고 송추 IC를 지난다. 어릴 적 와 보았던 것 같은 기억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내 나이 쯤 되면 기억에 슬슬 자신이 없어진다. 도봉구, 노원구를 거쳐 꽉 막힌 청담대교를 뚫고 용인에서 자다.
용인에서 한 나절 일 보고 양수리에 들렀다가 귀갓길, 올 때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가는 길, 늘 그렇지만 가는 길은 어째 스산하고 게다가 시간조차도 훌쩍 건너뛰어 가는 듯한데 석양이 사람을 더 서글프게 한다. 난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고 있을까.
2010. 2월 1일 - 2일 사진 Omnia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