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 주어진 삶의 무게가 간단치 않고 시간이 흘러도 가벼워지지 않을 것
같은 중압감 때문이었다. "받은 잔은 마땅히 비워야 한다"던 젊은 날의 초상 가운데 한 구절을 운전하고
오가는 길에 볓 번을 되뇌었다. 급기야 31일은 온 몸이 물을 먹은 듯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 1일 아침은 예
배시간마저 귀찮게 여겨졌다. 억지로 맘을 내어 정장을 하고 교회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만원, 인근엔 주
차할 곳도 마땅찮은데... '그냥 돌아가야 할 모양이다'라고 몇 번을 짜증 부리다가 어렵게 주차하고 교회에
들어섰다. 스패폴드가 작사한 413장 찬송. 이어진 모 장로님의 은퇴식순, 소감의 마지막을 305장 찬송으
로 마무리 하시는데, "나 같은 죄인 살리신..." 1절을 부르실 땐 얼굴에 감격의 눈물이, "이제껏 내가 산 것
도 주님의 은혜라..." 3절을 부르실 땐 어린아이 같은 미소가 번지는 얼굴을 보고 나도 눈시울이 젖었다.
어두운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았다가 환한 문을 나선 느낌이 바로 이런 느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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