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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is every day!

待望의 시간


 

待望의 시간이 오래다.


 반년의 세월을 웅크리고 살면서 대학 졸업후 하루도 무직이었던 적이 없었던 뜀박질은 멈추고 아득해서 감각이 없다. 일기마저 “춘래불사춘”을 체감하라는 듯 봄날 내내 바람 불고 비 오고 추웠다.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 우리 덧없는 삶은 꿈 같으니 그 기쁨이 불과 얼마이런가. 옛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논 것은 참 까닭이 있는 일이다.>라고 되뇌이던 “春夜宴桃李園序”의 관념은 어느 새 迷夢이 되고 말았다.



  지난 주 아내와의 일로 참담하다. 자괴감에 눌려있다. 저녁 무렵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집에 있기도 괴로웠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추운 날씨, 두 번의 ‘자빠링’으로 오른 어깨와 손목이 아직 쑤시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의식을 놓고 그저 달리다 보니 사춘기 시절을 살았던 금정구 안동네, 금사동 회동 수원지다. 사위에 어둠이 지는 무렵 떨어져 드문드문한 봄꽃의 자취는 비감하고  자리에 돋아나는 푸른 신록의 자태는 무심하다. 돌아 오는 길 수영천변, 30Km를 넘으면서 종아리에 쥐가 나서 잠시 쉬었다. 상현달이 푸른 하늘에 번드시 걸렸다. 속절 모르고 밝은 달과 천변에 비친 야경은 다시 아득하다.


늘어져 가는 待望의 시간, 그 갑절로!

사진 OmniaII     10. 04. 25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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