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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is every day!

古梅와 취

 

 고성군 하일면 학림마을. 어디론가 가보고 싶었다. 어제까지 바람 불고 눈비 날리고 구름까지 음산하더니 오늘은 말짱하게 봄날씨로 돌아온 것이다. 매화가 보고 싶은데 광양 매화마을까지 가자니 교통체증에, 인파에 치여 외려 언짢아질 것이 뻔하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다. 학동마을이라고들 한다. 전주최씨(오늘 뵌 최대석 교장선생님 말씀으론 학동 최씨라 부른다는데) 종가집은 기억에 또렷할 만큼 인상적인 집이었다. 소박하신 종부할머님의 인상까지도.


  그 때도 첫눈에 보고 반해버린 낡은 돌담에 집집마다 한두 그루 古梅가 있어 소담한 꽃을 가지 가득 달았는데 찬탄에 찬탄. 한참 꽃을 들여다 보다보니 가슴에 꽃을 상찬할만한 뜻이 남지 않았고 나아가 절개 한 웅큼이 있다 하여도  돌아보지도 않는 세상인데 그 아름다움만 취해서 너도 나도 봄뜻을 가장하는구나 싶다.


  필부의 삶, 돌아오는 마을 어귀에서 할머니 한 분을 만나 취 한 소쿠리를 샀다. 향긋한 나물이나 데쳐 놓고 가족과 오손도손 나눠먹고 남은 취로 좋은 사람과 막걸리나 한 잔 해야지 한다.



 10. 03. 13  구름 조금.  사진 D-lux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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