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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poésie

친구야





 

함께 한 시간이 오래구나

벗이여


창창한 패기와 산뜻한 외모도

시간이 흐르면 바래겠거니 했지만

모두들 그렇듯

우리 역시 그렇겠거니 했지만


그래도 서글프구나

벗이여


기름기가 빠져서 헤진 것들

이슬이 말라붙듯 사라진 것들

이제는 꼼짝없이 움직이지 않는 것들

살가운 체온마저 사라진 것들

서로의 관심에서 버려진 것들

모두


바람이 부시시한 겨울날 저녁

어둑해서 아득한

골목 끝까지


함께 가자꾸나,

호젓하게.

서러워서 아름다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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