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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婦 그대가 맑게 일렁일라치면 나는 툴툴거리는 남루한 천조각. 내가 문득 방울방울 아롱지면 반쯤 비워내고 마지못해 어스름 몸짓으로 옆에 와 있는 그대. 09. 6. 28 密陽 丹場 M3 50rigid TX Rodinal 1:100 4000ED 더보기
모래알의 독백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부딪히며 흘러 온 시간들마다 몸부림 하면 할수록 깊숙이 파고 드는 절망의 고랑들. 씻기고 닳아가다 보면 방법만이라도, 사랑하는 방법만이라도 희미한 자국처럼 남으리라던 가소로운 기대마저 쓸려가 버렸나. 바람따라 또 다시 파도가 치고 가면 간신히 버팅기는 초라한 내 발가락들. 더보기
Memory is A many splendoured thing ! 초등학교 때부터 말 한 번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먼발치서만 바라보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중학교도 인근 중학교였고 고등학교도 가장 가까운 여고에 다녔던, 얼굴보다는 분위기로 순박 한 마음을 솔빡 가져가버린 여학생. 까까머리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두운 골목길 그녀의 창아래 웅크리고 앉아서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리던 조영남의 '불꺼진 창', 등교할 때 같은 버스만 타도 하루 온종일 기분이 들떴던 시절, 정작 같은 대학을 가고도 말 한 번 제대로 붙여보지 못했 던 그녀의 고등학교 시화전에서 보았던 그녀의 시가 이상하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습니다. 제 목이 목련이었던가! "목련이 핀다 봄을 앞서 이조백자 그 봉긋한 몸짓으로 아직도 파아란 가지 사이 아느작 새하늘인데 속심으로 오른 지열 송송 맺힌 자태여" 더보기
꽁지의 노래 언제나 우린 '뒤'였었지 아니 '끝'이었나 어떤 이는 '꽁지'라고 부르기도 하고 '꼬리'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더군 아무려면 어떤가 어차피 '머리'가 아닌 바에야. 용을 써야 하는 건 그래도 우리였지만 앞은 언제나 보이지 않았지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갈 것인지 우리에겐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지. 그래도 어떻게든 가보고 싶었지 무지개빛 햇살이 아롱지는 한바다 그 가운데. 아니면 차라리 아무도 닿지 않았을 깊은 심연, 아득한 그 어둠 속으로라도. 그런데 지금 여기는 어디? 더보기
문 좀 열어 주세요 문 좀 열어 주세요, 제발. 가을 저녁 쓸쓸하게 당신과 이별한 후 지난 겨울 한 철은 가혹하기도 했지요. 살을 파는 바람을 꼭꼭 감춘 자신으로 견디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봄볕은 가당치도 않았겠지요. 누추한 팔을 뻗어 새 잎을 내고 먼지 앉은 당신 가슴에 기대어 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그대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