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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is every day!

울돌목 영화 '명량'에서 이 순신이 내려다 보는 울돌목 장면을 보고서 내심 CG겠거니 했다. 그래도 부산서 태어났고 평생을 부산서 살았는데 영화 속 그런 바다는 못 보았기 때문이다. 어젯밤 팽목을 들르고서 부산으로 올까 하다가 언제 다시 진도에 올까 싶어 하루 자고 아침 일찍 울돌목과 한 군데 더 들르기로 작정했다. 아침 7시 갓 지난 시각, 울돌목을 찾아 갔다. 그리고...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여기가 울돌목... 진도2대교 아래!!.(불행히도 개장한 시각이 아니어서 담 너머로...ㅜㅜ) 2015. 01 iphone5 더보기
춘란 겨울 난분들은 잠을 잔다고 한다. 날이 따뜻한 날, 잠시 베란다 창을 열어 환기 좀 해주고 열흘 건너 물주기만 잊지 않으면 된다. 이른 봄 꽃들이 피어나는 시절이나 시간이 지나 새싹이 돋는 계절이면 매일 새벽 베란다로 나가 서성이는 때와는 참 딴판이다. 물을 주어야 하는 날이라 분들을 살피고 마른잎들을 잘라 주고 물을 흠뻑 주었다. 집의 난분틀은 2층인데 상대적으로 명명된 종이거나 특색있는 변이종들은 볕이 잘 드는 윗층, 상태가 좋지 않거나 기대와 달리 별다른 잎의 무늬도, 꽃도 보이지 않는 민춘란은 아래층 차지다. 비료를 줄 때도 약을 쳐 줄 때도 아래층은 빼먹는 날도 많다. 오늘도 아래층은 대강 휙 스치고 윗층 난분들을 살피고 난 뒤 마지막으로 바닥 청소를 하는 찰나, 아래층 구석진 분에서 올해 첫꽃.. 더보기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마흔 가까운 나이에 무엇인가 찍고 싶어 무작정 쫓아 다니던때, 그냥 사진이 참 좋았던 시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열에 들떠 일요일 새벽마다 부산, 경남, 전남 일대 고건축물을 촬영하고 다니다가 어느날... 거리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맨처음 찾아 갔던 곳, 10년쯤 되었나보다. 열린 대문 틈으로 집안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나이드신 주민분들에게 어설프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카메라에 담긴 36컷 필름 한 롤도 채우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이 허다했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의 공간! 7- 8년만에 다시 갔다. 목요일 오후 혼자서 나선 길에 눈찜을 해 두었던 장유 율하 재개발지구가 폐허가 된 것을 보고서 갑자기 떠 오른 곳. 두어 시간을 천천히 걸었으나 이제 낯익은 얼굴은 찾을 길 없고 오리 고기 .. 더보기
6월 정말 속일 수 없다. 어미 촉이 산반중투이면 새끼도 그러하고 어미가 복륜이면 새끼도 영판이다. 6월은 난분마다 길러올리는 새촉들의 꿈들로 내 가슴도 덩달아 황홀한 시간이다. 살아 있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 그 소박한 마음자리조차 붙들고 살기 어려운 때, 내 누추한 중년의 나날들은 6월의 아침마다 반성하고, 오늘도 내가 뿌리는 시간의 씨앗들이 다가올 어느 아침, 어떤 어김없는 모습일지 겸허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2014. 06. 15 LG G2 liftrons lens 더보기
학리 얼마만인가. 늦봄의 아침 햇살은 마음씨 좋은 아줌마처럼 친절했으며 갯내음은 비리지 않을 만큼 상큼했고 바다는 여인의 치맛자락만큼 부풀어 올랐으며 방파제는 근육질 아저씨의 등짝 같았다. 바다를 안고사는 사람들은 넉넉하고 여유로웠다. 이방인의 카메라를 보는 듯 마는 듯, 오히려 농을 건네 주어서 살가웠다. 내가 사랑하는 학리! 2014. 06. 14 iphone5 더보기
純情 맑고 화창한, 늦은 봄날의 주말. 1박2일 야외예배에 참가 못한 나는 일요일 오전을 통째로 얻었다. 토요일 오전에 이어 베란다 화분 정리도 하고 찜찜했던 곳 몇군데 청소도 하고, 재활용 쓰레기며 일반 쓰레기도 싹 버렸다. 상쾌하고 보람있다고 자위했지만 섭섭한 마음이 남아있었나보다. 오후, 수업하다 쨤을 내어 옥상으로...^^ 니콘 F2에 흑백도 한 롤 하고 sony 디카로 접사도... 비로소 시원하다.^* SONY cyber shot DSC -QX10 더보기
풍운 주말, 언젠가부터 만나자는 사람들이 줄었고 전화도 잘 오지 않는다. 남에게 베풀 위치가 되지 못하는 것도, 빡빡해서 사람 만날 시간을 잘 낼 수 없는 내 일상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처음 한동안은 그런 적막함이 달콤했고 편안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가끔, 씁쓰레한 쓸쓸함이 밀어 닥치는 시간이 있다. 오늘 오후가 그랬다. 무작정 바다를 끼고 천천히 달리는 길. 한 번 씩 차를 멈추고 습관처럼 사진을 찍고 몰아치는 바람을 맞았다. 어떤 이들은 역사의 와중에서 풍운의 삶을 살았다던데 나는 기껏 혼자의 삶도 감당하지 못해 어느 오후 풍운앞에서 감상에 젖는다. 비루하다! 감상에 젖는다. 비루하다! 더보기
유후인서 후쿠오카로^^ 1월 17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해공항으로 달렸다. 후쿠오카행 대한항공. 1989년 3월 27일, 결혼식을 올렸으니 25년이란 세월이 눈 깜짝할 새 흘렀다. 어떻게 살아 왔는지 세세히 기억도 나지 않는다. 순간 순간들이 또렷하게 명멸하는 별빛처럼 뇌리에 남아 있을 뿐. 몰락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 窮家貧族 念不及他라, 기실 내 안사람도 내 딸들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던, 회한의 삶이었다. 그나마 자각조차 못할 만치 미련한 천품이어서 아내와 딸들에게 미안하단 말조차, 몰라서도 못하고 뻣뻣한 기질 때문에도 못하고 살았다. 여행을 다녀 오잔 말을 듣고도 어떤 의미인지 한참을 몰랐으니... Leica M6 35mm f2 1st TX Rodinal 1:100 22' 4870 후쿠오카 공항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