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poésie

風葬

아득히 빛나는 태양의 따뜻한 입김과
소금기 밴 공기에 일렁이면서
오래도록 주름진 머리와 꼬리들로
우리 다시 만나는구나.
켜켜이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빛나던 한 때의 은빛 청춘도,
힘차게 요동치던 유선형 젊음도,
푸른 심해수처럼 맑게 그늘지던
우리들의 사랑도
이젠 다 벗어 놓고
이렇게 적나라해지는구나.

시간은 덧없어 뿔뿔이 흩어지고
모든 가식과
모든 절망과
차마 내어놓지 못한
몸 속 가장 깊은 곳 치부까지
말끔히 들어내고
우리 가장 순수하게 섞이는구나.

비워져서 오히려 맑은 영혼으로
멀리서 빛나는 태양과
일렁이는 짭조롬한 바람 속에서
우리 더욱 맑게 바래어 가는구나.

'Photo-poés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바이스齊白石의 정문일침  (1) 2010.01.14
Exhibition  (0) 2010.01.06
夫婦  (2) 2010.01.04
모래알의 독백  (0) 2010.01.04
Memory is A many splendoured thing !  (0)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