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poésie

치바이스齊白石의 정문일침

나는 전각을 할 때 글씨를 쓰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했다. 붓이 한 번
간곳은 개칠하지 않듯이 각을 할 때도 칼이 한 번 지나간 데에는 절대로
다시 칼을 대지 않았다. 내 刻法은 종과 횡으로 각각 한 칼씩 단 두 방향
으로만 새긴다. 다른 사람들처럼 종과 횡으로 왔다갔다하며 여러 방향으
로 새기지 않는 것이다. 어떤 전법이 고상한지 또 어떤 도법이 건전한 지
는 전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보면 곧 알 수 있다.

그리고 각을 할 때 글씨의 필세에 따라서 새겨나가지 먼저 돌에 글자를
써 놓고 새기지 않는다. 내 도법이 마치 글씨에서 느껴지는 필력처럼 힘
이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서 이다. 도장을 새길 때 이리저리 도려
가며 한참동안 새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누
구 누구의 풍격이니를 운운하는데 실제로 그들은 흉내만 냈을 뿐이고 신
운은 모두 말살해 버린 것이다. 모양만 같고 정신이 빠진 그런 전각은 문
외한들이나 속일 수 있을 따름이다. 그들의 이런 각법은 후벼판다고나 할
수 있지 새긴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세간의 일은 통쾌한 맛이 중요하다. 도장을 새기는 것은 본래 재미를 얻
기 위함인데 왜 굳이 쩔쩔매며 잘 새기려고 애쓴단 말인가."


'쇠똥화로에서 향내나다' 학고재 2003. 5. 30



齊白石 : 중국 청말의 화가

호 바이스[白石]. 이름 황[璜]. 후난성[湖南省] 출생. 40세무렵까지 고
향에서 소목장(小木匠)을 업으로 하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그림을 그리다
가 화초·영모(翎毛:가축이나 가금)·초충류(草蟲類)의 명수로 알려지게 되
었다. 처음에는 송(宋)·원(元)의 그림에 촉발되고, 육방옹(陸放翁)의 시
에서도 자극을 받아 시·서·화를 배웠으며, 전각(篆刻)에도 솜씨가 있었다.

50세 이후 베이징[北京]으로 이사하여 한때 미술전문학교 교수가 된 적도
있다. 그의 그림은 점차 석도(石濤)·서위(徐渭)·주탑(朱耷:八大山人) 등
양저우계[揚州系] 화풍이 되었고, 자유롭게 감흥을 표현하는 중국문인화
의 도미(掉尾)를 장식하였다. 《화훼화책(花卉畵冊)》 《하엽도(荷葉圖)》
《남과도(南瓜圖)》 등의 작품이 있다.

'Photo-poés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달  (1) 2010.01.20
<환상을 쫓는 여인An Imaginative Woman>  (0) 2010.01.14
Exhibition  (0) 2010.01.06
風葬  (0) 2010.01.04
夫婦  (2)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