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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Paradise

최악의 하루

"그 쪽이 저한테 뭘 원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전 원하는 걸 드릴 수도 있지만
그게 진짜는 아닐거예요. 진짜라는게 뭘까?
전 사실 다 솔직했는걸요.
커피 좋아해요? 전 커피 좋아해요....
진하게... 진한 각성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거든요.
당신들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진짜는 진실인가? 진실해야만 진짜라는 것인가?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거짓은 가짜라는 것인데 나는 천상 가짜를 벗어날 수 없겠군. '진실은 죽어가
는 사람의 입술 위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그 진실은 누구를 위한 것? 끝내
진짜가 되지 못한 가짜의 필생의 회한 같은 것.

"연극이란게 할 때는 진짜예요, 끝내면 가짜고..."

명배우들에게나 어울리는 말씀. 할 때마저도 진짜가 되지 못하는, 그래서 늘
겉돌고 마는, 어색한 삼류다... 나는.

"이 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예요. 저 길에 눈이 내리고
한 여자가 걸어 옵니다. 무표정하게 내리는 눈 사이로 걸어 오다가
뒤를 돌아 봐요.
어두워진 산책길 너머로
하지만 안심하세요,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주인공은 행복해질거예요."

'눈 내리는 저 길'을 수없이 걸어 왔다. 걸어 오던 여인은 누구였던가, 뒤를
돌아 본 건 나였을지도. '불 꺼진 산책로'에 우두커니 서서 영화처럼 나는
해피엔딩을 꿈꾼다. 확실한 근거도 없이 멍청하게... 그렇게 한 번도 진짜가
되어 보지 못한 채... 거짓으로... 오늘도!

'최악의 하루' 2016 8. 25일 개봉

감독 김 종관 출연 한 예리, 이와세 료, 권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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