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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is every day!

춘란


 겨울 난분들은 잠을 잔다고 한다. 날이 따뜻한 날, 잠시 베란다 창을 열어 환기 좀 해주고 열흘 건너 물주기만 잊지 않으면 된다. 이른 봄 꽃들이 피어나는 시절이나 시간이 지나 새싹이 돋는 계절이면 매일 새벽 베란다로 나가 서성이는 때와는 참 딴판이다. 

 물을 주어야 하는 날이라 분들을 살피고 마른잎들을 잘라 주고 물을 흠뻑 주었다. 집의 난분틀은 2층인데 상대적으로 명명된 종이거나 특색있는 변이종들은 볕이 잘 드는 윗층, 상태가 좋지 않거나 기대와 달리 별다른 잎의 무늬도, 꽃도 보이지 않는 민춘란은 아래층 차지다. 비료를 줄 때도 약을 쳐 줄 때도 아래층은 빼먹는 날도 많다. 오늘도 아래층은 대강 휙 스치고 윗층 난분들을 살피고 난 뒤 마지막으로 바닥 청소를 하는 찰나, 아래층 구석진 분에서 올해 첫꽃을 발견! 

 대견하다. 예전 통영에서 색화라고 구해왔던 것인데 화통처리를 하지 않아서인지 몇 해 살펴도 민춘란으로 보여 구석차지가 된 놈이다. 그놈이 보란듯이 꽃대를 2개나 올리고 그 중 한대를 피워 올린 것이다. 미안하고 부끄럽다. 욕심과 애증을 다스리지 못하는 천성이라 마음자락이라도 추스려보자고 키우는 난인데 또 다른 집착과 미련에 사로 잡혀 있었던 나에게 오늘 이 놈이 멋지게 한 방 날린 것이다. 그래 요놈... "죄송하고 고맙다. 또 반성하고 살아가마. 너의 꿋꿋한 생명력 마음속에 여며둘께." 


2015. 1. 21  iphon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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