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보름간 불볕 더위에 약한 蘭들이 견디지 못하고 두 화분이나 타버리고 어렵사리 올리던 縞의 새싹과 散班覆輪의 새싹은 높은 기온에 익어 물러버렸다. 마음을 비우고 다스리자고 길렀던 난들이 없는 애간장도 다 녹이는구나 싶다. 몇 번이나 사람이나 일이나 내 마음대로 될 수는 없는 것, 이제는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되뇌이면서도 바보같이 난분 앞에서 또 엉뚱한 속을 태우고 있는 꼴이란...
불볕이 이처럼 원망스러울 때가 있었던가,-비 안오는 하늘을 향한 農心의 원망이 이만이나 했을까 참!- 퇴근만 하면 베란다 난분 앞에 앉아 애꿏은 볕만 원망하고 있었다.
오늘 새벽 문득 옛사진을 뒤지다가 발견한 이 한 컷, 2006년 12월 몹시도 추웠던 날, 해뜨기 전부터 학리포구와 동백마을을 거쳐 내려오면서 카메라를 잡은 손이 얼어버릴 것 같다고 투덜대다가 만난 청사포의 아침햇살, 남들에게는 심상할 이 한 컷을 찍으면서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던지.
간사하고도 변덕스러운 인간의 경박함이여. 아, Amnesia!
2010. 8.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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