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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poésie


뜻없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기약조차 못할 말도 많았습니다.
화사한 얼굴빛으로 다듬고선
상대에게 다가가 걸었던 말들,
이루지 못할 줄을 염려하면서도
용납되지 못할 것을 짐작하면서도
욕심을 앞세운 말들도 많았습니다.
명분없이 남을 할퀴던 말들,
실속없이 시간을 축내던 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고도 정작 해야했던 말들은
고스란히 먼지처럼 쌓였습니다.
소중했던 사람들이 듣고팠던 말들도
결국은 남고 말았습니다.
뜻을 만들고 일을 이루고
선을 짓는 말들도
마음속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서로의 입들을 쇠창살에 꿰고서야
무거웠던 말들이
허공으로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햇살속으로 사라지는 사연들을 바라보는
퀭한 눈알들도 말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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