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말 한 번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먼발치서만 바라보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중학교도 인근 중학교였고 고등학교도 가장 가까운 여고에 다녔던, 얼굴보다는 분위기로 순박
한 마음을 솔빡 가져가버린 여학생. 까까머리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두운 골목길 그녀의
창아래 웅크리고 앉아서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리던 조영남의 '불꺼진 창', 등교할 때 같은 버스만
타도 하루 온종일 기분이 들떴던 시절, 정작 같은 대학을 가고도 말 한 번 제대로 붙여보지 못했
던 그녀의 고등학교 시화전에서 보았던 그녀의 시가 이상하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습니다. 제
목이 목련이었던가!
"목련이 핀다
봄을 앞서
이조백자
그 봉긋한 몸짓으로
아직도 파아란 가지 사이
아느작 새하늘인데
속심으로 오른 지열
송송 맺힌 자태여"
중학교도 인근 중학교였고 고등학교도 가장 가까운 여고에 다녔던, 얼굴보다는 분위기로 순박
한 마음을 솔빡 가져가버린 여학생. 까까머리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두운 골목길 그녀의
창아래 웅크리고 앉아서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리던 조영남의 '불꺼진 창', 등교할 때 같은 버스만
타도 하루 온종일 기분이 들떴던 시절, 정작 같은 대학을 가고도 말 한 번 제대로 붙여보지 못했
던 그녀의 고등학교 시화전에서 보았던 그녀의 시가 이상하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습니다. 제
목이 목련이었던가!
"목련이 핀다
봄을 앞서
이조백자
그 봉긋한 몸짓으로
아직도 파아란 가지 사이
아느작 새하늘인데
속심으로 오른 지열
송송 맺힌 자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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